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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프린터

좌충우돌 3D 프린터 세계로 입문하다

by 3Dnote 2020. 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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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부터 3D 프린터에 관심은 있었지만 여태까지 직접 프린터로 무언가를 제작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동안은 막연하게 3D 프린터의 출력물 수준이 열악해서 장난감 정도 만드는 수준이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자작 CNC에는 조금 관심이 있어서 CNC 한대를 구매한 적이 있다.  지금은 자리 차지만 하고 있긴 하지만...

 

어느 날 딸아이가 학교에서 공예품을 만들어 작품전에 내야 한다면서 디자인은 자신이 직접 하는데 목업 제작은 3D 프린터 공장에 맡겨야 한다는 얘기를 듣고는 그런 수준으로 만들면 되겠냐고 되묻고 인터넷에서 3D프린터 목업에 대해서 검색을 해보았다.  3D 프린터 출력물의 수준이 예전에 전시회에 보던 그런 수준이 아니고 꽤나 정교하게 잘 나오는 것으로 보였다.

결국 딸아이 작품용은 3D 프린터 전문업체에 후가공까지 모두 맡겨서 제작하게 되었지만 그 가격이면 대중적인 3D 프린터를 2대 정도는 살 수 있는 금액이어서 이 기회에 프린터 한 대 장만하고 싶은 유혹에 빠진다.

 

그 이후로 당근 마켓과 중고나라에 기웃거리다가 중고로 3D 프린터를 구입하게 되었는데 벌써 4대나 사게 되었다.   그런데 수량만 많았지 제대로 쓸만한 것을 사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

 

첫 번째로 산 프린터는 아래 사진의 프린터인데 뭣도 모르고 싸게 나왔다고 샀는데 사기당한 느낌이다.  물론 내가 자발적으로 샀으니 사기는 아니고 내가 무지한 것이 맞다 ㅎ

처음으로 중고로 구매한 3D프린터

 

판매자는 컴퓨터 수리업자였고 보기에 작동은 되는 것 같긴 한데 자신도 잘 모르니 부품용으로 쓰던지 하라는 설명에 나름대로 고쳐볼 수 있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덥석 사 갖고 왔다.  가져오고 보니 3D 프린터라는 것이 별거 없어 보였다.  마치 장난감 프라모델 같기도 하고 

아무튼 전원을 넣고 동작을 시켜볼 요량이었는데 살펴보니 헉! SMPS가 없다.  거기에 프레임도 흔들흔들... 여기저기 녹슨 흔적들....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그래도 부품은 아두이노 메가 2560에 드라이버 보드가 있고 모터 4개에 연마봉 등이 있으니 그냥 나중에 부품으로 사용할 요량으로 한쪽 구석에 모셔두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 제품은 Pursa I3 형식이라고 하며 아크릴 버전 짝퉁이다.

 

 

할 수 없이 두 번째로 찾은 프린터는 어느 여학생이 사용하던 FLSUN CUBE이다.   무거운 프린터를 집에서 도로에까지 들고 나와 이것저것 설명해주는 것이 고마워서 그대로 사 왔다.  그 여학생은 자신도 처음에 프린터를 사고 세팅하는 데까지 고생 많이 했다고 레벨링을 잘해야 한다는 등 몇 가지 조언을 해주었다.

 

 

프린트할 수 있는 사이즈가 260x260x350으로 꽤나 대형에 속하는데 프레임은 20x20 프로파일을 사용해서 그런지 굉장히 약해 보였다.  전원을 놓고 작동을 해보니 X, Y, Z 축으로 잘 움직이는 것 같긴 한데 소리가 엄청 크고 프레임도 흔들거린다.   자세히 살펴보니 조립이 너무 엉성하게 되어있는 것 같다. 대부분의 볼트도 헐겁게 조여져 있었고 프로파일이 서로 직각도도 안 맞았다.   아마도 여학생이 조립하다 보니 조금 힘에 겨웠을 수도 있었겠다.

이대로는 사용하기가 어려울 것 같아서 완전히 분해하고 깨끗하게 청소한 다음에 다시 조립하기로 했다.

 

FLSUN CUBE 분해 사진

 

완전히 분해한 사진이다.  분해해놓고 보니 3D 프린터라는 것이 모듈화 되어있어서 개인이 만들기에도 그리 어렵지 않은 제품이라는 것이 실감 난다.  단지 프린터의 안정된 작동을 위해서는 프레임이 정확하고 튼튼하게 제작되어야 할 것 같았다.

프린터 분해에 하루 소요, 청소하고 재조립하는 데 하루 총이틀이 소요되었다.

 

 

FLSUN CUBE로 출력한 부품사진

 

재조립한 FLSUN CUBE는 꽤 쓸만했다.  물론 처음에는 제대로 된 출력하기까지 애를 좀 먹었다. 레벨링과 온도조절 등에 대한 기본 지식이 전혀 없던 터라 직접 부딪히면서 깨닫다 보니 여러 번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FLSUN CUBE 3D 프린터로 참 많은 것을 출력하며 3D 프린터에 대해 흥미도 갖게 되고 많은 것을 배우는 계기가 되었다.

 

 

예전부터 기타나 우쿨렐레를 목공 작업으로 만들어보고 싶은 마음이 컸었는데 이번에 3D 프린터를 사용해서 딱하니 우쿨렐레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  내게는 3D 프린터를 알고 난 이후 최고의 수확이었다. 

우쿨렐레를 포함한 FLSUN CUBE로 출력한 몇 가지 제품들에 대해서는 기회보아 별도 글로 작성해 볼 계획이다.

 

그러나 20x20 프로파일의 연약한 프레임은 문제가 있어서 개선이 필요하던 차에 씽기버스에 FLSUN CUBE를 보완해주는 여러 출력물들이 있어서 나름 선별하고 며칠에 걸쳐 출력해 놓았다. (위의 사진이 그것이다.)

 

그런데 위 사진에 포함된 부픔을 모두 출력하고 난 이후에 뭐가 문제인지 익스트루드 쪽 모터 드라이브 보드가 먹통이 되었다.

알리에서 부품을 구입하면 일주일 이상 소요되는데 이참에 다시 완전히 분해해서 미리 출력해둔 FLSUN부품들을 이용해서 프레임을 보완하여 재조립해야 겠다.

 

 

FLSUN CUBE가 고장 났으니 당장 사용할 프린터가 없어서 다시 중고로 하나 구입하였다.

제품은 Anet A6라는 제품인데 사진으로는 그럴듯해 보였는데 사고 보니 아크릴 프레임에 작동방식이 FLSUN CUBE에 비 해 좋지 않아 보였다.    사실 이 제품도 역시 푸르사 I3형식이며 아크릴 버전 짝퉁이다.   이후 버전은 프로파일 프레임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중고로 구입한 Anet A6

 

판매한 사람도 초보자였는지 조립도 엉성하게 되어있어서 볼트도 거의 풀려있는 것이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판매자는 바로 어제까지도 사용했었다는데 이 상태로 어떻게 사용했다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결국 이 제품도 다 분해했다.

 

재조립을 위해 완전분해한 Anet A6

 

 

세 번째 프린터도 분해해서 재조립을 기다리는 중이라 당장 사용할 프린터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급하게 네 번째로 구입한 것이 Anet A8 중고프린터다.

아 이것은 정말 잘못된 구매였다.   사고 보니 SMPS도 고장 나서 갖고 있던 뮌웰 SMPS로 바꿔서 작동시켜보니 LCD가 맛이 가서 글씨가 번져 보인다 ㅠㅠ

Z 축 센서의 위치도 안 맞고 베드도 형편없고 사용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  사진조차 찍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아서 사진도 찍지 않았다.   다시 중고로 되팔까 하다가 누가 이걸 사겠나 하는 생각에 그냥 몇 개 부품만 나중에 써먹자 하는 맘으로 구석행.

 

이젠 더 이상 안 살 거다.  당분간.

분해해놓은 Anet A6와 FLSUN CUBE를 빨리 재조립하고 고장 난 부품을 활용해서 CoreXY라는 형식의 프린터를 별도로 자작해볼 계획을 세워본다.

 

3D 프린터를 알게 되면서 재미도 있고 하고 싶은 일도 많이 생겼지만 

지출도 쏠쏠이 많이 나가고 출력된 프린터물을 다듬고 칠하고 하는 후가공도 결코 만만한 작업이 아님이 느껴진다.

 

아무래도 쉽지 않은 길로 들어선 듯한 느낌을 버릴 수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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